수차례 도전했지만 끝내 빠져들지 못한 음식이 있다.
그것은 홍어
무슨 음식을 도전까지 해가면서 먹어라고 묻는다면 내 맘이다 라고 대답하고싶다.
그 홍어를 나는 우연한기회에 다시 마주하게되었다.
때는 비가 오던 어느 날이었다.
비오는날은 모다?? 파전에 막걸리 먹는날이다.
사실 우리의 목적은 홍어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공순오남친과 그렇게 가자가자하다 겨우 가게된 사랑하는 금자씨의 메뉴판이다.
파전을 먹으러 갔지만 보쌈을 보는순간 땡기게되었고 결국에는 삼합을 주문하고야말았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이때까지만해도 홍어를 좋아하지않았다. 심지어 공순오남친은 먹어본적도 없다.
그냥 본능에 끌려 주문해버린것같다.
삼합과 막걸리를 주문하니 막걸리와 간단한 밑반찬이 먼저 차려졌다.
번데기를 즐겨하지는 않는편이라 김치국과 콩나물을 주워먹으며 막걸리 한잔 하고있으니 비오는날 주는 특별한 서비스안주가 나왔다.
바로 김치전이다.
단순해보이지만 바삭바삭한 테두리를 야금야금 먹으면 막걸리한병은 뚝딱이다.
하필 첫방문날이 비오는날이라니.. 너무 낭만적이지않은가?
삼합 중짜도 나왔다. 삼합에는 보쌈과 묵은지, 오징어, 양념무, 그리고 홍어로 구성되어있었다.
상상도 못했던 홍어가 있어 당황했다.
삼합을 해물삼합 내지는 장흥삼합정도로 생각했던 결과였다.
하지만 나왔는데 안먹어볼수는 없지않은가.. 일단 맛을 봤다. 먹다보니 또 먹을만한것도 같다.
그렇게 계속 주워먹다가 정이 든것같다.
보쌈에 새우젓을 얹고 마늘에 된장을 발라 얹고 홍어에 초장을 발라 얹고 묵은지로 덮어주었더니 이렇게 맛있을수가 없는 맛이었다.
한마디로 존맛탱구리
보쌈에 지방이 많은 편이라 호불호가 조금 갈리나보던데 나는 오히려 더 좋았다.
그렇게 삼합을 조지고 있는데 국물을 좋아하는 공순오눈에 다른 테이블의 금자국수가 들어왔다.
깔끔한 국물에 넉넉한 소면과 두부가 한덩이 들어있다.
평범한 잔치국수지만 가성비가 정말 좋다.
묵은지에 돌돌 말아 호로로로록 먹어주니 금방 동이났다.
그래서 주문한 묵사발
사실 금자국수를 먹을까 묵사발을 먹을까 고민하다 금자국수를 먹은거였는데 먹고나니 또 묵사발을 안먹어볼수가 없어 주문했다.
시원한 육수에 길쭉하게 썬 묵과 오이, 당근, 양념된 김치를 올려 김가루를 듬뿍 뿌렸다.
이것 역시 간단하게 먹기 아주 좋은 메뉴였다.
어디서 먹어본듯한 맛이지만 맛있다.
공순오와 공순오남친은 이렇게 먹고 또 일주일 뒤에 방문하게되었다.
차타고 지나가며 본 홍탁집 간판이 문제였다.
홍어라는 글자를 본 순간 아..홍어먹고싶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고 결국에는 발길을 사랑하는 금자씨로 돌리게되었다.
이날 먹은것은 삼합 대짜
보쌈의 양이 중짜와는 확연하게 다르게 많다.
배가고파 욕심에 대짜를 주문했지만 나중에는 배가 불러 못먹을지경이었다. 2인에 대짜는 넘나리 많은것..
오른쪽에 보이는 파전은 주문한것같이 실해보이지만 사실 기본안주다.
바삭바삭 진짜 맛있었다.
다음에 오면 그때는 해물파전을 한번 먹어봐야겠다.
묵사발도 또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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